전형적인 인플레이션형 부채 사이클 국면(4)
정상화
외국 통화 대비 자국 통화의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되찾으면 경기가 반등을 하고 마침내
정상으로 되돌아옵니다. 무역 거래가 조정되면서 부분적으로 균형이 달성되기도 하나,
대개 자본 흐름이 이러한 균형을 좌우하게 됩니다.
따라서 통화 시장에서 자국 통화가 안정적으로 거래되기 위해서는, 우선 중앙은행이 자국
통화를 다시 보유하는 것이 바람직한 모습이란 인식을 시장에 각인시켜줘야 합니다.
그렇다면 정책 입안자는 어떻게 자국 통화가 롱 포지션을 취하기에 바람직하다는 인식을
심어주어, 자본이 국내에 머물게 수 있을까? 즉 자국 통화로 차입하는 것이 아니라 자국 통화로
대출도 내주고 저축도 하도록 유도하여 자본이 국내를 떠나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
적정한 금리 수준을 통해 통화 보유 수익률이 양의 값이 되도록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정책 입안자를 포함한 경기 주체 대부분이 통화 방어 국면에서는 환율을 유지하는 게 최선이란
생각을 하지만, 실상은 정반대입니다. 왜냐하면 무역 수지의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되고,
통화 보유 수익률이 양의 값이 되고, 국내 여건에 맞는 금일 수준을 동반하는 통화 가치는 낮은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설명했듯 정상화를 위한 최고의 방법은 평가절하가 가파르고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통화를 보유한 사람들은 손해를 보겠지만, 평가절하 이후 통화의 매력도가
높아지므로 투자자들이 롱 포지션을 취할 것입니다.
현물 통화 가치가 상승할 뿐 아니라 이에 금리 차까지 더해져 통화 보유 수익률은 양의 값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통화 가치가 이미 급격하게 하락된 상태에서 수익률을 매력적인 수준으로
만들기 위해 금리를 감당할 수 없는 높은 수준까지 올릴 필요도 없습니다.
금리가 비교적 낮은 수준인 상황에서 투자자들에게 통화 보유 수익률을 양의 값으로 만들 수 있다는
기대 심리를 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충분한 수준으로 평가절하를 단행하는 것입니다.
통화 보유 수익률이 양의 값이 될지, 아니 음의 값 될지 여부는 금리 수준에 달려 있다기보다는
국제수지의 펀더멘털과 화폐 찍어내기를 통해 통화를 평가절하하겠다는 중앙은행의 의지에 달려
있게 됩니다.
통화 보유 수익률은 통화를 보유할지 매각할지의 결정을 내리는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평가 절하는 단기적으로는 경기 부양 효과를 내지만, 남용할 경우에는 오히려 건전성을 해치게
된다는 점에서 마약과 비슷하다, 먼저 중앙은행의 움직임을 주시한 후 롱 포지션을 취하는 게
안전한 지 신중하게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통화 가치가 계속 떨어져 투자자들이 손해를 감수하는 상황이 지속될 때, 인플레이션의 악순환으로
빠질 그렇지 않을지를 결정짓는 갈림길을 마주하게 됩니다. 중앙은행은 경기 부양 효과와 국제수지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충분한 평가절하를 단행함과 동시에 통화 수익률을 매력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기에 충분한 긴축 정책을 실시하는 것을 정책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회복되는 데에는 수년이 걸립니다. 자본 유입이 전처럼 활발해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이는 지난 부채 사이클 때 큰 손해를 본 투자자들이 시장으로 들어오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국 재화 가격과 임금이 현재 통화 가치와 함께 하락한 덕분에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로 인식되어 다시 본으로 유입되기 시작됩니다. 수출과 외국인
직접 투자가 늘어나며 경기는 다시 활기를 찾게 됩니다.
정책 입안자가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들을 보호하고 이들의 자본 구조를 개편한다면
국내 금융시장의 자금줄이 제 기능을 하면 경제 회복에 기여하게 됩니다. 이제 경기는 부채 사이클의
초기 국면으로 돌아가 새로운 순선환을 일으키게 됩니다.
생산적인 투자 기회를 잡기 해 몰려든 자본이 경제 성장과 자산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이는 또다시
더 많은 자본 유입으로 이러지게 됩니다.
요점 정리
(1)약 1~2년이 지나면 소득과 소비가 증가하기 시작한다.
(2)경제 활동이 바닥을 찍고 평균 수준을 되찾기까지 약 3년이 걸린다.
(3)시장이 안정을 찾기 시작할 때 실질환율은 구매력 평가 기준으로 양 10% 저평가되고,
저렴한 수준으로 유지된다.
(4)수출 GDP 대비 1~2% 회복한다.
(5)평균적으로 4~5년이 지나고 나서야 자본이 다시 유입되기 시작한다. 외화로 환산한
주식 가격이 예전 수준을 회복하려면 역시 비슷한 시간이 소요된다.